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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장의 눈물에 마음을 연 勞 쌍용양회 勞使, 감원대신 임금 10% 자진반납 합의<BR>"경영악화로 회사 쓰러지면 임금 반납보다 더 큰 고통" <P></P> <P> </P> 1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저동 쌍용양회 본사 3층 대회의실. 어두운 표정을 한 노사 간부 14명이 커다란 원탁 테이블을 채우고 있었다. <BR><BR>홍사승 대표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"미안한 마음뿐"이라고 말하며 10여 분간 회의실을 감쌌던 침묵이 깨졌다. "지난해 중국산 유연탄 가격이 급등해 회사 사정이 어렵다. 어제 저녁 제 임금 30%를 반납하기로 했다"며 말을 이었다. <BR><BR>홍 대표 옆에 앉아 있던 김의남 관리본부장도 "임원들은 임금 20%를 자진 반납할 생각이다. 원자재 가격 급등에 자금경색까지 겹쳐 지금은 힘들지만 언제든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"고 했다. 가메이 다다하루 당시 회장은 연신 노조 측에 고개를 숙이며 말 없이 자리만을 지켰다. 또다시 회의실에는 침묵이 흘렀다. 홍 대표는 "모든 노조원이 임금 10%을 반납해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"며 "위기가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회사 사정을 이해해 달라"고 호소했다. 그는 "직원들은 쌍용양회 재산이라고 믿는다"며 "쌍용양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일을 하지 않을 것"이라고 약속했다. <BR><BR>홍 대표 얘기를 듣고 있던 한 노조 지역지부장은 "왜 회사가 어려운 것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느냐…. 함께 살자는 말도 이해할 수 없다"며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뛰쳐나갔다. 한광호 노조위원장도 "회사가 어려운 사정은 십분 이해하지만 임금 반납 문제는 쉽사리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"며 이날 노사 회의를 마무리지었다. 홍 대표는 황급히 회의실을 빠져나가는 노조 간부들 손을 하나하나 잡으며 "도와 달라. 노사가 한마음으로 고통을 분담하면 쌍용양회가 꼭 최고 기업이 될 것"이라고 당부했다. <BR><BR>곧바로 노조 비상회의가 열렸다. 회의 내용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 1066억원을 기록한 회사 경영난에 맞물려 사측이 요구한 임금 10% 반납을 수용할지 여부였다. <BR><BR>한광호 위원장은 다른 간부들에게 "회사가 쓰러지면 지금 임금을 반납하는 것보다 더 쓰라린 아픔이 찾아올 수 있는 것 아니냐"며 "일단 각 조합원 의견을 들어보고 회사 사정을 충분히 전달해 보자"고 제안했다. <BR><BR>지부장을 비롯한 각 지역 노조 간부들은 일주일에 걸쳐 조합원 의견 수렴과 설득 작업에 나섰다. "노조 간부들이 회사 사정을 이해하면서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데 공감하게 됐다. 경기가 좋아지면 회사가 반드시 직원들이 감내한 아픔을 잊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노조 간부들이 발벗고 나섰다"고 한 위원장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. <BR><BR> <P> <IMG src="http://file.mk.co.kr/meet/neds/2009/02/image_readmed_2009_74298_1233833117134564.jpg"></P> 홍사승 쌍용양회 대표(가운데), 한광호 노조위원장(왼쪽), 가메이 다타루 전 회장이 임금반납 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. <사진 제공=쌍용양회> 1월 6일 첫 회의에서 얼굴을 붉히며 헤어졌던 노사는 2주가 지난 17일 `대표이사 30%, 임원 20%, 직원 10% 임금 자진 반납`에 합의했다. <BR><BR>한광호 위원장은 "현장 직원 일부는 여전히 왜 임금을 자진 반납해야 하느냐고 불평하기도 한다"며 "하지만 대부분 조합원이 임금 반납이라는 아픔을 잊고 `땀 흘린 만큼 돌아올 것`이라는 확신에 더 열심히 일하고 있다"고 했다. <BR><BR>요즘 쌍용양회 직원 1370명의 얼굴 표정은 밝다. <BR><BR>임금 반납이라는 아픔을 딛고 `다시 일어날 수 있다`는 자신감이 현장마다 넘쳐난다는 게 한광호 노조위원장의 얘기다. <BR><BR>한광호 위원장은 "지난달 17일 사측 요구대로 임금 10% 반납에 합의할 때만 해도 조합원들의 노조 간부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았던 게 사실"이라며 "하지만 요즘 `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`는 조합원의 말을 들으며 상생(相生)의 희망을 실감하고 있다"고 했다. <BR><BR>쌍용양회의 `감원 없는 고통 분담`은 하루이틀의 얘기가 아니다. 1997년 말 외환위기를 겪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던 상황을 떠올리며 무계획적인 구조조정보다는 `일자리 나누기(잡셰어링)`를 통한 상생경영을 터득한 것. <BR><BR>김두만 부장은 "10년 전 외환위기 때 명퇴라는 명목으로 구조조정을 당해 회사를 그만둔 동료들이 지금도 아픔을 겪고 있다"며 "쌍용양회 직원 모두는 월급이 줄었지만 구조조정을 당하지 않고 가장의 역할을 충실하게 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임금반납을 스스로 감내해야 할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"고 말했다. 쌍용양회 관계자는 "첫 번째 위기는 외환위기로 인한 쌍용그룹 해체와 워크아웃에 들어간 것"이라며 "글로벌 금융위기가 두 번째 위기다. 이번 위기 탈출 해법은 노사가 고통을 나누자는 것이었고 노사 모두 뜻을 같이하고 있다"고 말했다. <BR><BR>실제로 외환위기 여파로 그룹이 해체된 이후 모기업인 쌍용양회는 당시 쌍용자동차 등 그룹 계열사들의 채무 대부분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. 과도한 채무는 쌍용양회의 워크아웃을 불러왔다. 회생의 길을 걸어오던 중 2005년 11월 워크아웃을 졸업하며 첫 번째 위기를 넘어섰다. <BR><BR>이후 쌍용양회는 `직원들이 가장 커다란 회사 재산`이라는 생각을 지켜왔다. 그 결과 사측은 "고통을 함께 나눠줘 고맙다. 회사 사정이 좋아지면 노조의 고통을 잊지 않겠다"고 약속했다. <BR><BR>임금 자진 반납에서 불어온 `상생`은 최악을 기록한 지난해 3분기 누적 실적을 놓고 `대표, 임원 탓`이라던 직원들도 확 줄였다. <BR><BR>쌍용양회는 지난 2007년 7월 비정규직 4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. <BR><BR>잡셰어링과 함께 쌍용양회는 평일 근무시간 1시간 연장, 토요일 정상 근무, 연수성 해외출장 금지 등을 골자로 한 올해 경영방침을 정했다. 글로벌 경제위기와 건설 경기 침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. <BR><BR>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도 시멘트 소성로인 `킬른` 분야 담당자가 시멘트 밀(시멘트 반제품인 클링커 분쇄기)의 운전기능까지 익히고 생산시설의 점검원이 직접 소규모 정비를 수행하는 등 업무 유연성을 높이는 `1인 다기능화`로 업무수행 범위를 넓히고 있다. <BR><BR>한편 2000년 10월 쌍용양회 지분 33%를 인수해 현재 대주주로 있는 일본 태평양시멘트(대표 사메시마 후미오)도 인력 구조조정보다는 급여 삭감 등을 통한 잡셰어링을 실천하고 있다는 게 쌍용양회 설명이다. <BR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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